가사/민사
협의이혼 숙려기간 중 부정행위 성립 : 몇 가지 이야기
2026-04-20
협의이혼에는 숙려기간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가정법원에 협의이혼신청서를 제출하고, 법원에서 이혼 안내를 받게 되는데 이 날로부터 만약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3개월, 자녀가 없는 경우에는 1개월이 지난 후에 협의이혼의사확인을 법원에서 받고 신고까지 마쳐야만 협의이혼이 성립됩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협의이혼기간 중 이성과 교제를 하거나 부정행위를 하게 되면 어떠한 문제가 생길 수 있는지에 대한 문의가 많아 이에 대해 몇 가지만 간략하게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1. 숙려기간에도 혼인은 그대로 유지되는 중!
숙려기간은 혼인관계 유지등에 관한 진지한 고민의 시간이자 혼인관계 회복을 위한 노력의 시간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협의이혼 숙려기간 중 다른 이성과 교제하는 것은 혼인관계의 유지를 방해하고 상대방의 신뢰를 훼손하는 부정행위에 해당합니다.
재판상 이혼사유로서 "배우자에게 부정한 행위"는 간통에 한정되지 않고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하는 "넓은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시장에서 장을 보면서 팔짱을 끼는 등 스킨쉽을 하는 장면이 포착된다던지, 함께 부부행세를 하면서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한다던지, 1박 2일로 캠핑을 간다던지, 협의이혼 이전에 부정행위를 진행하다가 부정행위로 인해서 협의이혼절차가 진행중인데 상간자가 상대방에게 숙려기간에만 연락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 경우 등등은 "정조의무"를 위반한 행위로서 부정행위라고 판단한 판결례가 보입니다.
2. '이미 협의이혼 신청했으니 파탄에 이른 것이다' 라는 주장은 엄격하게 판단한다
숙려기간 중 벌어진 부정행위 사건에 있어서 피고들이 모두 주장하는 바는 '이미 협의이혼이 신청되었으므로 혼인이 파탄에 이른 상태에서 관계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부정행위로 인하여 혼인이 파탄된 것이 아니므로 손해배상책임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다수의 판례는 협의이혼 신청만으로는 혼인관계의 파탄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기본적인 큰 흐름입니다. 최소한 이러한 주장을 할 수 있으려면 혼인관계가 이미 오래전에 파탄이 되어 장기간 별거상태에 있는 정도 혹은 한쪽의 가정폭력으로 한쪽이 형사기소 및 유죄판결에 이르렀고, 접근금지 등의 임시조치가 있었던 경우 그 가정폭력이 있었던 시점에 부정행위가 진행되는 정도에는 이르러야 합니다.
그리고 이미 혼인생활이 파탄에 이르렀다라는 주장은 상간자, 즉 피고에게 입증책임이 존재합니다.
3. 다만 배상액은 일반적인 부정행위 사건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음
다만, 부정행위 자체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손해배상액수는 숙려기간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정상적인 혼인생활시보다 일부 감액될 여지는 존재합니다. 물론 이 부분 역시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기는 하지만, 원고 입장에서는 숙려기간이라서 합쳐질 가능성이 있었는데 부정행위 때문에 완전 파탄에 이르렀다고 주장하여야만 하고, 피고 입장에서는 합쳐질 가능성 자체가 높지 않다는 전략보다는 사실상 상대방이 이혼이 진행되고 있다고 본인을 기망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주장하면서 위자료 액수의 조정을 시도해 볼 수는 있겠습니다
4. 상대방에게 위자료를 이미 받았는데 상간자에게 다시 청구가 가능한가???
협의이혼 혹은 소송이혼으로 배우자에게 위자료 지급받고 상간자에게만 손해배상청구를 하거나, 배우자와 상간녀를 공동피고로 소송을 제기했는데 배우자하고만 조정이 성립되어 배우자에게서 위자료를 지급받거나 배우자와 위자료와 재산분할채권을 상계하였는데 이후 상간자에게 별도로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하급심에서는 다양한 내용이 뒤섞여있습니다.
그런데 정리를 좀 해드리면, 배우자가 지급하는 금원의 성격이 명확하게 '위자료' 인지 여부를 절차상 특정했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협의이혼 혹은 조정에서 배우자가 지급하는 금원이 '위자료'라고 특정되지 않고 위자료와 재산분할을 통틀어서 금원이 지급되는 경우도 매우 많기 때문에, 어느 경우인지 특정할 수가 없다면 상간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이를 이유로 상간자에 대한 청구를 기각시킬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 경우 상간자의 배상액에서 일정 금원을 참작해주기는 합니다.
그리고, 상계의 경우에는 조금 어려운데 '부진정연대채무'라는 개념 때문입니다. 즉, 부진정연대채무자 중 1명이 채권자에게 채권을 가지고 있어 본인의 채무와 상계를 할 경우 그 부진정연대채무는 모두 변제가 되는 것입니다. 그 변제의 효력은 다른 부진정연대채무자에게도 미칩니다. 이는 상계 당시 다른 부진정연대채무자가 존재하는지에 대해 채권자가 알았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전혀 아닙니다.
5. 결론
협의이혼 숙려기간 중이라고 하여 부정행위가 항상 불성립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대다수의 사건에서는 부정행위가 인정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모든 사건에서 상대방이 혼인기간중인지 여부를 확인해야하는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황상 혼인기간 중임이 드러난다면 즉각 관계를 중단하고 본인이 이러한 사정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점을 반드시 물적증거로 남겨놓아야 피고 입장에서는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